지난달 설연휴를 앞두고 유명 셰프가 홈쇼핑에 출연해 판매한 LA갈비 식제품의 품질과 판매사의 고객 대응 방식이 논란이다. 방송에선 지방을 꼼꼼히 제거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비계덩어리가 절반 가까울 정도로 많았다. 소비자가 환불을 요구했으나 업체는 처음에는 개봉 제품은 환불이 불가하다고 버티다가, 소비자가 언론에 제보한 이후에야 전액 환불하는 등 뒤처리도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롯데홈쇼핑에서 LA갈비 냉동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최근 매일경제에 “유명 셰프 A씨가 홈쇼핑에 출연해 판매한 LA갈비 8팩 가운데 4팩을 뜯어보니 비계가 너무 많아 못먹을 정도였다”면서 “유명한 쉐프가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건데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제보했다.
홈쇼핑 상품 안내자료에선 ‘고기의 맛을 해치는 지방을 꼼꼼히 제거했다’고 강조했고, 셰프가 방송중 직접 개봉해 보여준 화면에는 지방이 거의 제거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고객이 받은 제품의 경우 절반 가까이가 지방덩어리인 비계였다.
본지가 파악한 결과 제보자 뿐만 아니라 온라인 카페나 블로그 등에도 해당 갈비 제품에 대한 비슷한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소비자는 “고기에 지방이 너무 많이 붙어 한두 점을 먹고 나니 금방 느끼했다. 지방과 뼈를 제거하니 먹을 것이 거의 없었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측은 “명절을 앞두고 생산 물량이 많아진 상황에서 수작업으로 지방을 제거하다보니 일부 상품에서 지방 함량이 높은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고객 불만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원육 단면 검수와 완제품에 대한 불시 점검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은 밀키트 전문업체 테이스티나인이 제조·유통한 ‘신선고깃간 LA갈비’다. 현재 롯데홈쇼핑에서 셰프 이름을 붙여 500g 8팩을 약 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테이스티나인 관계자는 “LA갈비 제품의 경우 셰프 A씨가 원육 선정 등 제품 구성에 참여하고 광고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환불 요청에 대한 홈쇼핑측의 대응 방식도 원성을 사고 있다. 소비자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홈쇼핑 측은 미개봉한 4팩에 대해서만 환불해줄 수 있다고 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객이 언론에 문제를 제보한 이후 재차 항의하자, 롯데홈쇼핑 측은 그제서야 해당 고객에게 개봉한 4팩에 대해서도 환불조치했다.
롯데홈쇼핑 측은 식품 관련 환불 처리 규정에 대해 “식품 특성상 개봉 후에는 상품가치가 현저히 감소하는 만큼 환불 처리가 불가하다”면서 “다만 이물질 등 품질상 문제가 존재할 경우 전체 환불을 진행하고, 고객이 불량을 주장해 환불을 요청할 경우 상품 상태를 점검한 후 파트너사 및 고객과 협의해 보상 수준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건의 경우 갈비의 지방 함량은 이물질 발견처럼 뚜렷한 품질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으로 고객상담센터에선 개봉 제품에 대해선 환불해 줄 수 없다고 1차 대응했다. 이후 고객이 언론 제보 등 적극적으로 문제제기에 나서자 그제서야 전액 환불 조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홈쇼핑 등 비대면 유통채널로 구매한 식제품에 불만이 있을 경우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충분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다음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개봉 후 제품 상태를 사진 촬영 등으로 증거로 남긴 다음, 판매업체에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고 원만히 처리되지 않을 경우 한국소비자원 접수를 하면 객관적인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